에곤 쉴레의 생애
에곤 쉴레는 19세기 말인 1880년에 오스트리아 툴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아돌프 쉴레는 툴룬역의 역장이었으며 고급관료였기 때문에 넉넉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2살 때부터 그림에 큰 관심을 보이며, 화가로서의 재능을 보여주었으며 철도청 관료인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기차 그림을 즐겨 그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쉴레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못마땅해했으며, 아들이 그린 그림을 태우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에곤 쉴레의 조부는 아마추어 소묘가였고, 그의 아버지인 아돌프도 미술에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그 재능을 물려받은 에곤 쉴레가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아돌프는 에곤 쉴레가 학업에 더 열중하기 바랐기 때문에 그를 못마땅하게 여겼고, 이 점이 두 부자의 주된 갈등 요소였습니다. 그의 재능을 부정하는 아버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에곤 쉴레는 아버지를 끝까지 존경하고 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였는지 아버지 아돌프의 죽음을 계기로 어머니와 큰 갈등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에곤 쉴레가 14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매독으로 사망했는데 아버지의 죽음에 무관심하며 슬퍼하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모자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부모님과의 불화를 통해 에곤 쉴레의 성과 죽음에 기형적으로 집착하는 성향과 화풍은 그의 예술적인 모습과 독특한 화풍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의 예술성을 부정하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에곤 쉴레는 그림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1906년 빈 미술 아카데미 입학시험에 합격하며 본격적인 미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바라던 미술 공부였지만,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던 에곤 쉴레는 이내 내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학풍에 불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빈 미술 아카데미에서 에곤 쉴레를 가르치던 크리스티안 그리펜케 교수는 전통을 중시하는 빈 화파의 대표 인물 중 한 명이었고, 에곤 쉴레와 많은 갈등을 빚게 되었습니다. 크리스티안 그리펜케 교수는 빈 분리파의 작품 관람을 금지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또 에곤 실레와 몇몇 친구들은 크리스티안 그리펜케 교수의 교수법과 전통적인 교과 과정에 반대하는 개혁안을 아카데미 측에 제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결국 에곤 쉴레는 어렵게 입학한 학교를 그만두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기 에곤 쉴레에게 큰 영향을 준 구스타프 클림트와 친분을 맺게 되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대표하던 빈 분리파의 작업실이 에곤 쉴레가 다니던 빈 미술 아카데미의 뒤편에 있었다고 합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가능성 넘치는 젊은 화가에게 친절한 멘토 역할을 해주었고, 에곤 쉴레에게 큰 관심과 배려를 보이며 그림을 사주거나, 모델을 소개해주고, 후원자를 연결해주는 등 많은 서포트를 해주었습니다. 또 에곤 실레를 전통주의를 타파하고 개성을 존중하는 빈 분리파에 소개해주었고, 그는 빈 분리파의 정신에 큰 영감을 받고 주요 구성원으로서 활동하였습니다.
에곤 쉴레의 화풍
에곤 쉴레는 이후 많은 박람회에 참여하기도 하고 여러 전시를 열면서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예술가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과 신 예술가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그룹은 기존의 전통적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오롯이 새롭고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지향하는 그룹이었습니다. 에곤 쉴레가 인간의 육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그리기 시작했던 것도 이 신 예술가 그룹의 동료들과 함께하면서부터였습니다.
에곤 쉴레는 단순히 여성의 나체를 그리려는 것이 아니라 누드화를 통해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은밀하게 자리 잡은 본능을 파고들어 그려내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 담긴 여성의 모습은 전통적인 아름다운 모습이기보다는 거칠고 비틀린, 난해한 모습으로 표현되었습니다. 하지만 성에 대한 노골적인 표현을 금기시하고 단지 성을 아름답게 포장하여 표현하던 당시의 정서로는 에곤 쉴레의 급진적인 작품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대중들은 에곤 쉴레의 작품이 예술이 아니라 포르노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에곤 쉴레의 대표작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은 에곤 쉴레의 대표작 중 하나 입니다. 이 작품은 에곤 쉴레의 다른 자화상과는 구별되는 화풍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격하고 왜곡된 선의 사용을 지양하고, 상대적으로 절제된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세기말의 불안정함과 전시의 두려움을 절제된 표현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생채기를 내듯 긁고 문지르는 기법으로 표현된 꽈리와 에곤 쉴레의 모습, 그리고 강렬한 붉은 색과 무채색의 배경 대비를 통해 극한의 불안과 공포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에곤 쉴레와 클림트전 전시정보
에곤 쉴레의 우상이었던 구스타프 클림트. 구스타프 클림트가 아끼던 예술가였던 에곤 쉴레. 두 예술가의 작품들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에곤 쉴레와 클림트 전이 2023년 5월 5일부터 띠아트 홍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국내 최초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 아트전으로, 에곤 쉴레의 생애로 시놉시스를 꾸려 6개의 챕터로 구성되었습니다. 작가, 미디어 아티스트, 공간 디자이너, 작곡가 등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스토리 텔링과 기술을 결합해 두 사람의 작품에 관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합니다.
티켓 가격은 15,000원이며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오후 7시부터 매표 및 입장 마감이라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합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이기 때문에 영화처럼 상영 시간표가 있다고 합니다. 방문에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