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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 : 첫 해외 개인전 'Alchemy'

by ideeedition 2023. 8. 20.

요시다 유니 작품

요시다 유니는 누구인가?

요시다 유니의 이름은 낯설 수 있지만, 바나나와 사과를 정방형의 큐브로 잘라 한 땀 한 땀 연결해 모자이크를 표현한 그의 작품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장인정신으로 구현해 낸 그의 여러 작품들은 한 때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의 작품은 앨범 커버 이미지나 드라마 포스터 등 대중에게 친근한 커머셜한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작가의 이름은 모르더라도 작품은 한 번쯤 접했을 것 같습니다.

요시다 유니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일본의 5대 미술대학 중 하나인 여자미술대학에서 수학한 후, 일본의 대형 광고회사에 입사해 커리어를 시작하였습니다. 그 후는 일본의 디자인 거장인 노다 나기의 회사를 거쳐, 2007년에 독립한 후 현재는 광고나 디자인 분야에서 인상적인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요시다 유니의 작품 특징

그의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은 아날로그입니다. 그는 모든 작품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아날로그 방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CG 기술이 크게 발전하기도 했고 시간적, 비용적 효율성 때문에라도 90% 이상의 작업을 디지털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가 추구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작업은 구시대적이라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그가 CG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은 CG 작업을 하지 않은 그의 작품들이 대단하게 보이고 싶어서는 아니라고 합니다. 단지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 가면서 손으로 직접 작품을 만들고, 구상해가는 과정들을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CG의 효율성이 그에게는 오히려 목적지까지 가는 즐거운 여행길을 오히려 없애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은 여행을 갈 때 가끔은 빠르게 KTX를 타고 가는 것보다 무궁화호를 타고 주변 풍경도 천천히 관찰하면서 갈 때가 더 좋을 때도 있어서 그의 마음이 이해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의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꽃, 과일 등의 자연적인 요소들을 많이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자연적인 요소들을 그대로 활용하기보다는 인위적인 가공을 더 해서 작품을 완성해가는 편인데, 그 가공은 역시나 수작업으로 진행됩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Pixelation이 대표적인 예 입니다. 과일의 한 부분을 모자이크로 표현한 시리즈 작품인데, 사용된 모자이크는 과일 하나하나 식칼로 직접 자르고, 원하는 컬러를 구상하고, 구상한 대로 직접 이어 붙여 촬영된 작품입니다. 재밌는 점은 과일이 시간이 지나면서 갈변되는 점을 역이용해, 변색된 과일과 변색되지 않은 과일을 적절하게 조합해 사용할 수 있는 색상의 폭을 넓혔다는 점입니다.

요시다 유니의 첫 해외 개인전

요시다 유니의 첫 해외 전시가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그녀의 대표작들과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 기획에서 완성까지 약 5년이 걸린 신작 50여점을 최초 공개한다고 합니다.

전시는 총 세 개의 구성으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Freeze Dance라는 타이틀로, 그의 대표작품인 Pixelation부터 다양한 아날로그 수작업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연물은 동일한 형태나 색상이 존재하지 않는 점에 아이디어를 얻어, 그 다양성을 장인정신으로 조작하여 작품을 선보입니다. 생명력을 지닌 자연물들을 그의 수작업을 통해 영원하게 보존하는 그만의 작업 형태는 아날로그 작업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섹션은 Hidden Pictures라는 타이틀로 주로 광고를 위한 작업물이나, 브랜드와의 콜라보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수백장에 달하는 러프 스케치와 그가 발품을 팔아 직접 구한 소품들로 완성된 다양한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뮤즈인 와타나베 나오미와 협업한 작품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는 획일화된 기준으로 여성의 신체와 아름다움을 규정하는 것에 맞서고 있는데, 이 중심에는 그의 뮤즈인 와타나베 나오미와 함께한 여러 작품들이 있습니다. 또한 이 섹션에서는 미키마우스나 헬로키티 등 여러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신작 Playing Cards 50여점은 세 번째 섹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Playing Cards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꿈, 즐거움, 흥미 요소들을 모두에게 익숙한 트럼프 카드를 매개체로 녹여낸 작품입니다. 트럼프 카드를 선택한 이유는 트럼프가 전 세계의 공통 테마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같은 느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하네요. 그녀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번 한국 전시를 열면서 꼭 신작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시가 급하게 진행되어, 신작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3개월 남짓이라 무리해서 진행한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물론 구상은 5년 전부터 해왔던 것이지만 각각의 컨셉을 가진 57개의 화보를 4일 만에 촬영해내야 해서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 섹션에서는 요시다 유니가 Playing Cards를 손수 디렉팅하고 촬영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도 함께 선보인다고 하니, 한국 전시를 위해 그가 공들인 작품들을 감상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네요.

 

이번 전시는 별도로 온라인 예약이 필요 없다고 합니다. 오로지 현장 판매로만 운영되며, 23년 5월 24일부터 9월 24일까지 총 4개월 동안 진행된다고 합니다. 또한 7월과 8월에는 월 1회씩 총 2회의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고 하니, 요시다 유니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